만성 신부전 환자는 생명의 연장을 위해 혈액투석으로 혈액 내의 노폐물을 제거해야 합니다. 혈액투석은 몸에서 분당 200ml 이상의 혈액을 빼낸 뒤 필터로 혈액을 걸러 다시 몸속으로 넣어주는 것으로, 일반적인 말초혈관을 통해서는 이처럼 많은 양의 혈액 이동 및 투석은 불가능합니다.
심장으로 혈액을 이동시키는 중심 정맥에 카테터를 삽관하여 일시적으로 투석에 이용하는 혈액투석용 중심정맥 도관을 시술하여 사용하지만, 감염 등의 문제로 장시간 동안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러므로 만성 신부전 환자가 지속적으로 혈액투석을 하기 위해 정맥을 많은 양의 혈액이 지나가도록 확장시키고 동맥처럼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 동맥과 표피 정맥을 연결하는 수술을 동정맥루 조성술이라고 합니다. 보통 손목 부위의 혈관들을 연결하나 장기간의 투석으로 혈관이 수명이 다한 경우에는 다른 부위의 혈관을 이용하여 동정맥루를 형성할 수 있습니다.
1. 혈액투석용 중심정맥 도관
중심정맥은 손이나 발 등에 위치한 작은 말초 정맥과 달리, 몸통에서 연결되어 심장으로 들어가는 쇄골하 정맥, 경정맥, 대퇴정맥 등 큰 정맥을 말합니다.
1) 혈액 투석용 도관이란
혈액투석을 즉시 시행해야 하는데 동정맥루 수술을 받지 않았거나, 수술을 받았지만 아직 혈관이 자라리 않아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 삽입해야 합니다. 삽입하는 위치는 목에 있는 큰 혈관인 내경정맥에 도관(카테터)을 주로 삽입합니다.
2) 주의사항
- 삽입한 부위에 물이 닿지 않도록 합니다.
- 도관 출입부위를 절대로 긁거나 만지지 않습니다.
- 도관 부위의 거즈를 떼어내지 않습니다.
- 도관이 잡아당겨지지 않도록 합니다.
- 도관이 삽입된 쪽으로 눕지 않도록 합니다.
3) 샤워 머리 감는 방법
- 샤워 시에는 도관 출구부위를 목욕테이프나 랩을 이용하여 감싸고 도관 아래 부분으로만 샤워합니다.
- 머리를 감을 때는 두꺼운 수건을 목에 둘러 물에 젖지 않도록 합니다.
- 통 목욕이나 수영은 절대 안 됩니다.
4) 문제 발생 시 대처법
- 도관 출구부위나 잠금장치의 캡이 열려 출혈이 있으면 멸균거즈로 눌러 지혈하거나 즉시 잠그고 지혈이 안되면 응급실에 방문합니다.
- 거즈가 젖었거나 떨어졌을 때는 절대로 손으로 도관 출구부위를 만지지 말고 멸균 거즈로 교환합니다.
- 진물, 고름, 통증, 38℃ 이상의 열, 출혈, 도관이 제거되었을 경우에는 응급실로 방문합니다.
- 도관을 제거하고 귀가한 경우 제거 부위에 출혈이 있는지 확인하고, 출혈이 있는 경우 깨끗한 거즈로 압박하도록 합니다. 만일 출혈이 멈추지 않을 경우 응급실을 방문합니다.
- 도관 제거 후 3~7일 후까지는 목욕을 금합니다.
5) 혈액 투석 시 사용 및 조치
- 혈액 투석 시 중심정맥관은 의료진에 의해서만 사용되어입니다. 의료진에 의해 중심정맥관 조작 전후 알코올 손소독제로 손위생을 하고, 무균적으로 합니다.
- 사용 이후에는 의료진이 삽입부위를 알코올로 소독하고 멸균된 거즈와 멸균된 반투과성 필름을 이용하여 드레싱 합니다. 거즈는 투석시마다 교체하고, 투명 드레싱은 7일마다 교체합니다(보통 매주 요일을 정해두고 교체해 줍니다)
2. 혈액투석용 동정맥루
동정맥루란 혈액투석을 위한 통로로서, 국소마취 수술을 통해 피부 아래 동맥과 정맥을 연결하여 만든 혈관을 말합니다. 동정맥루에서 나온 혈액은 투석기를 통해 노폐물이 걸러진 다음 다시 동정맥루를 통해 체내로 들어가게 됩니다. 동정맥루는 반영구적인 것으로 자가 혈관 또는 인조혈관으로 만듭니다.
1) 준비 시기
신장 기능이 대략 정상의 10~15% 이하가 되면 식이요법, 약물요법만으로는 더 이상 신체 기능을 유지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러므로 투석치료나 신장이식이 필요하게 되는데, 혈액투석을 하기로 결정한 경우 미리 동정맥루를 준비해야 합니다.
본인의 신장기능이 20~30% 정도 유지되는 시점에서 의료진과 상의하여 수술 시점을 정합니다.
2) 종류
(1) 자가 혈관
- 팔에 있는 자산의 동맥과 정맥을 연결하여 만든 동정맥루입니다.
- 수술 후 혈관이 성숙하는데 까지 시간이 다소 오래 걸려 1~3개월 후에야 사용 가능합니다.
- 장기 개통률이 높고, 합병증이 적어 인조 혈관보다 권장됩니다. 다만, 단점은 수술 후 조기 폐쇄 빈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혈관이 좋지 않은 분들은 오히려 고생하실 수 있으므로 담당의사와 충분한 상의를 한 후 결정하시는 게 좋습니다.(보통 수술 전 혈관외과 외래를 통해 수술담당 의사가 혈관상태를 확인하고 결정합니다)
(2) 인조 혈관
- 팔에 있는 동맥과 정맥 사이에 인조혈관을 삽입하여 만든 동정맥루입니다.
- 3주에서 4주 이후에 혈액투석에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수술 전 연결할 혈관 및 환자 본인의 혈관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인조혈관의 사용이 필요하므로 이의 확인을 위해 혈관 초음파를 시행할 수 있습니다.
3) 수술 전 관리
동정맥루 수술 전부터 동정맥루 수술에 이용될 혈관들을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 동정맥루 수술을 시행할 팔 부위의 혈관(동맥과 정맥 모두에 해당합니다) 들이 손상을 받지 않도록 잘 보존합니다. 왜냐하면 채혈이나 주사 행위 시에 혈관 손상을 유발하여 나중에 동정맥루 수술을 잘하더라도 혈관이 자라나지 않아 동정맥루 기능을 잘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신부전증 진단을 받게 되면 좌우팔 중에서 환자가 잘 사용하지 않는 팔, 나중에 동정맥루 수술을 받을 팔을 정한 후 이팔에는 부득이한 경우가 아닌 한 채혈이나 주사를 맞지 말아야 합니다. 병원에서는 동정맥루 수술을 시행할 팔(평소 잘 사용하지 않는 팔)에 '혈관 보호(동정맥루 용-이 부분은 보통 의학용어로 되어 있어 환자를 잘 모름)'라는 보호 스티커를 손목에 채워줍니다. 절대 수술 전까지 자르지 않아야 의료진이 팔을 보호해 드릴 수 있습니다. 채혈이나 주사는 의료진이 하는 것이므로 환자분들 소관이 아니라고 할 수 있지만 의료진 측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잘 모르고 있을 수 있으므로 채혈이나 주사 전 해당 스티커를 의료진에게 보여줘서 알게 해야 합니다.
- 수술받을 팔을 수술 전부터 열심히 팔 운동을 해주어서 혈관 구경이 커질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역도나 아령과 같이 팔의 힘을 길러주는 운동보다는 탄력성이 좋은 작은 고무공(정구공)이나 악력기를 오랫동안 쥐고 있는 운동이 혈관을 키우는데 도움이 됩니다(혈관 확장 운동 참조)
4) 수술 방법
- 동정맥루는 동맥과 정맥의 측면끼리 연결하거나 동맥의 측면과 정맥의 말단 부위를 연결할 수 있습니다.
- 혈관이 가늘거나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인조 혈관을 삽입하여 동맥과 정맥을 연결할 수 있습니다.
- 동맥과 정맥이 연결되면 동맥의 압력이 정맥으로 전달되어 정맥이 늘어나고, 투석 시 늘어난 정맥에 바늘을 꽂아 투석을 진행합니다.
- 예상 소요 시간은 약 1시간 정도로 추정되나, 수술 진행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 수술 준비 및 과정에서 환자의 상태에 따라 부득이하게 수술 방법이 변경되거나 수술 범위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5) 경과합병증
- 수술 후 혈류 및 개통 여부 확인을 위해 혈관초음파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 혈관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 차가운 곳에 손을 노출하거나 손으로 운동할 때, 안정 시에도 통증을 느낄 수 있습니다. 드물게 손가락의 끝 부분에 일부 괴사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수부 허혈이 지속되는 경우 재수술을 하거나 동정맥루를 제거해야 할 수 있습니다.
- 연결된 혈관들의 압력 차이로 인해 동정맥루가 심하게 부어오를 수 있으며, 지속되는 경우 동정맥루를 폐쇄하거나 제거해야 할 수 있습니다.
- 투석 후 삽입된 주사 부위에서 혈액이 새어 나와 정맥류 및 가성 동맥류를 형성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 혈관이 투석에 사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굵어지지 않거나 혈관이 부분적으로 좁아지는 경우 재수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6) 수술 후 관리
- 부종 방지 및 혈액순환 촉진을 위해 수술받은 팔은 가능한 심장 높이로 올리고, 손가락을 자주 움직입니다.
- 수술한 팔을 과도하게 누르거나 팔베개를 하는 것은 동정맥루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므로 금해야 합니다.
- 수술 후 일시적인 손의 저린감이나 냉감이 심한 경우에는 의료진과 상의합니다.
- 수술 부위를 제외하고, 팔에 남아있는 소독액은 수 시간 안정 후 물수건으로 조심스럽게 닦아냅니다.
- 수술 후 통증이 있을 수 있고, 진통제를 투약할 수 있습니다.
- 동정맥루 부위에서 찌릿찌릿한 느낌이 사라지거나 피부가 빨개지고 통증이 발생한 경우 즉시 의료진에게 알리도록 합니다.
7) 동정맥루 기능부전
동정맥루 기능부전은 혈전이나 혈관의 손상 등으로 인해 동정맥루 혈류가 잘 유지되지 않는 상태입니다. 가장 흔한 원인은 투석 후 지혈 과정에서 동정맥루가 막히거나 합병증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 환자 본인이 동정맥루를 수시로 확인하여 잡음이 약해지거나, 투석받은 자리가 심하게 붓거나, 발적, 열감 등이 나타나면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 동정맥루의 잡음이 약해지고 폐쇄가 의심되면, 혈관 초음파 또는 혈관 조영술을 통하여 폐쇄 여부 및 재사용 가능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 수술적 혹은 중재적 시술을 통한 혈전 용해술을 시행하여 동정맥루를 사용하지 못하는 사태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중심정맥 도관은 임시적으로 사용하고자 만듭니다. 관리를 잘할 경우 최대 6개월까지 쓸 수 있다고는 하지만, 감염의 위험과 기구의 노후화를 고려하여 가급적 빠르게 동정맥루를 수술하고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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