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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병환자의 삶

만성 콩팥병 환자 이야기 - 고립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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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고립(social isolation)은 인간을 포함한 사회적 동물이 그 사회의 관계, 예컨대 사람이면 인간관계에 참여하지 않고 고립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개인과 사회의 접촉이 거의 혹은 완전히 없는 상태로  연령대마다 증상은 다르지만 어느 연령대에서든 나타날 수 있는 문제입니다. 사회적 고립은 외로움의 느낌, 타인에 대한 두려움, 부정적인 자존감 등을 야기합니다. 지속적으로 사람과 접촉하지 않으면 주변 친구들과의 갈등을 야기하기도 하고, 가족들과의 관계에 문제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1. 만성 콩팥병 환자들이 느끼는 고립감

 

만성 콩팥병 환자는 평소 누렸던 일상적인 생활이 무너지고, 다른 사람과 교류하지 못하고 혼자 따로 떨어지는 고립감을 느끼게 되며, 이로 인해 삶의 질이 하락하게 됩니다. 만성 콩팥병 환자의 고립감은 결과적으로 인지수행과 실행기능을 약하게 만들고, 인지저하 속도가 더 빨라지게 하며, 노화과정을 가속화하기도 합니다.

 

또한 고립을 느끼는 만성 콩팥병 환자 간의 상호작용은 오히려 더 부정적이고 주관적인 만족도도 더 낮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는 개인이 더욱 고립되는 악순환을 낳게 합니다.

 

"아프기 전에는 친구들과 술 한잔이 취미였는데, 현재는 술을 아주 끊고 친구들도 줄어들고 있어요"

 

"친구들을 만나거나 쇼핑을 할 땐 제가 환자라는 것을 잠시 잊게 됩니다. 신장실에 오는 순간부터 나는 신부전증 환자라는 것을 깨닫는데 이럴 때 나는 건강한 사람이 결코 될 수 없다는 생각을 해요"

 

"텔레비전을 보아도 정상적인 웃음이 없고 아프지 않은 사람과 대면하는 것이 싫어요"

 

"예전엔 평범한 사람이었어요, 이젠 모든 일상생활에서 제약을 받고 성격상 문제가 생겼어요, 혼자 있는 게 편해요"

 

"가족관계는 물론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불가능합니다. 혼자 지내고 있습니다"

 

2. 고립감은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요?

 

고립으로 인해 느끼는 외로움은 각종 질병을 유발하며, 거동이 불편한 상태가 되면, 삶의 희망을 잃어버려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고립을 어떻게 해소해야 할까요?

1) 대중교통 활용

적절한 교통수단이 없다는 것은 사회적 고립의 가장 큰 원인입니다. 대부분의 노령의 만성 콩팥병 환자가 운전을 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이동의 자유를 포기해야 합니다. 사회적 활동이 줄면서 정신적・육체적 쇠락의 길로 접어들게 됩니다. 만성 콩팥병 환자분들은 장애인 등록을 실시하고, 공공복지로 제공되는 교통서비스(무료 지하철, 버스비 지원, 장애인 택시 지원, 철도 등 공공 교통 할인 등)를 적극적으로 이용하여야 합니다. 이를 통해 이동의 자유를 획득하고 교류를 활발하게 하여야 합니다.

2) 목적의식의 형성

삶의 목적의식이 있거나 취미활동을 하면 사회적 고립을 벗어날 수 있습니다. 노인복지회관(또는 센터)의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이가 젊다면 각종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십시오. 또한 자원봉사는 목적의식을 유지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3) 종교 활동

종교를 가진(정확하게는 종교 예배에 자주 참석하는) 사람은 종교가 없는(정확히는 종교 예배 출석이 적은) 사람보다 사망률이 낮다고 합니다. 종교활동은 사회 연대감을 만들어줌으로써 고립감을 해소시켜 줍니다. 만성 콩팥병 환자들은 종교 활동을 통해 삶의 의미와 목적을 충족할 수 있습니다. 

4) 애완동물이나 식물 기르기

동물이나 식물을 키우는 행위가 사회적 고립감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애완동물과의 교감만으로도 우울증을 덜고, 외로움을 견딜 수 있으며, 안정감을 느끼게 됩니다. 만성 콩팥병 환자들은 정원이나 텃밭을 일군다거나 동물을 키워볼 필요가 있습니다.

5) 긍정적 신체 이미지 만들기

젊은 여성만이 신체 이미지를 관리하는 것이 아닙니다. 많은 만성 콩팥병 환자들이 좋지 않은 신체적 이미지 때문에 대인관계를 기피합니다. 과체중, 굵은 혈관, 탁한 피부색 등으로 인한 신체 이미지가 좋지 않아 스스로 사회적인 고립을 합니다. 어쩔 수 없는 치료의 과정으로 인정하고, 긍정적인 신체 이미지를 만들며,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6) 주위 사람들과 함께 식사

남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행위는 중요한 사회활동입니다. 음식은 항상 함께 먹거나, 나눠먹어야 합니다. 핵가족시대를 지나 1인 가구시대로의 진입으로 인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혼밥에 길들여지고 있습니다. 이런 식사방식은 이타적인 분배와 베푸는 기회를 잃게 만들며, 식사로 얻을 수 있는 행복감을 낮추게 합니다. 특히, 만성 콩팥병 환자의 경우 식이요법 적용에 따라먹을 수 있는 음식이 제한됩니다만, 오히려 다른 사람과 함께 식사하면서 고른 영양 섭취와 건강증진의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3. 만성 콩팥병 환자 이야기 - 수영 씨

신장 질환을 앓은 후 신장이식(뇌사자)을 받기까지 거의 8년 동안 투석을 받았습니다. 저는 그 당시 만성 콩팥병 환자를 위한 자원 봉사자가 될 수 있는지 의사에게 물었지만 몸이 좋지 못해 거절당하다가, 이식 후 몸이 회복되고 나서 참여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신장이식을 받은 이후로 거의 2년 동안 이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제가 만성 콩팥병 환자를 위한 자원 봉사자가 된 주된 이유는 단순하게 다른 환자들을 돕기 위해서였습니다. 만성 콩팥병 환자들은 투석을 받는 동안에는 몸이 아파서 거의 말을 하지 않습니다. 말하고 싶지만 자신의 기분에 맞춰주고 공감하는 주제에 대해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사람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간호사와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합니다만, 간호사는 매우 바쁩니다. 그래서 편한 대화가 어렵습니다). 저도 직접 경험했던 부분이므로, 투석실 자원봉사자로서 환자들을 도와주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이 우울하거나 혼란스러워하지 않는지 확인하고 그들이 느끼는 고립감을 해소해 보고자 생각했습니다.

 

저는 환자들이 자신의 건강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수집한 정보를 기반으로 자신을 소개하고, 고통스러워하는 사람에게 괜찮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처음에는 어려웠습니다. 환자들이 '당신은 신장이식을 받아서, 나와는 다른 입장이잖아요'라고 생각할 수 도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쉽지 않지만, 저는 환자들이 자가관리를 통해 스스로를 돌볼 수 있도록 어떻게 하면 되는지 설명했습니다. 또한 환자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투석실에 대한 전반적인 설명, 간호사의 역할, 만성 콩팥병에 대한 이해 등) 실제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투설실 간호사는 모든 것을 처리할 시간이 없으며 치료를 위한 사항만 처리하기에도 바쁩니다. 저는 환자였던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와 대화하고, 환자가 병원에서 시행하는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환자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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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를 통해, 저는 환자들에게 저에 대해 질문할 기회를 주곤 합니다. 예를 들어, "이식 이후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이식 전에는 어떻게 관리했나요?"와 같이 말입니다. 제가 이식을 받고 건강하게 가정을 돌보고, 사회활동을 하고, 자신을 돌보는 건강한 모습을 보면 희망을 갖게 되겠지요. 이러한 부분은 환자들이 만성 콩팥병에 대처하는데 정신적으로 매우 도움이 됩니다.

 

신장질환을 겪게 되고, 신장이식을 하게 되면 수술 자체도 정말 무서울 수 있습니다. 그러한 경험을 전파하는 것은 다른 환자들뿐만 아니라 의료진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뇌사자 신장이식은 누군가가 목숨을 잃고 환자의 삶을 위해 신장을  준 것입니다. 그러한 사실은 사람들을 우울하게 할 수 있지만, 다른 환자들과 이야기하는 것은 환자들뿐만 아니라 저에게도 도움이 됩니다. 처음 이식을 받은 후 저는 우울해서 집에만 있었습니다만, 일주일에 한 번씩 병동에 가서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면서 제 자신도 좋아지고, 약도 더 잘 관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만성 콩팥병 환자들이 느끼는 고립감은 상당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사회적인 활동이나 봉사를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습니다. 만일 환자분께서 고립감으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이 어렵다고 느낀다면, 의료진이나 정신과 의사에게 상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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