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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병환자의 삶

만성 콩팥병 환자 이야기 - 의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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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혼자서 살아갈 수 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어쩌면 기대는 것이 자연스럽기도 하고, 의존하는 것이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발생하는 크고 작은 문제는 많은 부분이 ‘의존’에서부터 시작됩니다.

 

1. 만성 콩팥병 환자들의 의존감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인정을 받거나 정체성을 찾기 위하여 타인에게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환자들은 질환으로 인해 자기애와 자존감이 낮아지게 되며, 그로 인해 가족에 대한 과잉된 의존에 빠지거나 깊은 상호의존 상태를 보이곤 합니다. 심한 경우 스스로를 돌보기보다는, 가족이 자신을 돌봐주도록 복종심을 이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한 의존은 환자가 자립할 기회를 방해하고, 심할 경우 가족이 환자를 돌보는 활동을 포기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내 몸이 약해 있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의존해야 하고 먹 는 것 하나하나 신경이 쓰여요"

 

"아프기 전엔 가장으로 식구들을 먹여 살렸는데 이젠 도움을 받는 상태가 되어 버렸으니"

 

"내가 경제적으로 독립할 수 없어서 식구들에게 의존해야 하고"

 

"아픈 동안 가족들 힘이 많이 컸고 위로가 되었어요. 가족들에게 의지만 하지 말고 짐 이 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2. 의존감을 어떻게 하면 관리할 수 있을까요?

 

의존성 성격은 무력감, 자기 절제, 결정장애를 특징으로 합니다. 돌봄 받는 것에 대한 과도한 요구를 강조하게 되고, 이로 인해 복종적이고 집요하게 의존하는 행동과 분리불안을 초래한다고 합니다.

  •  강렬하고 불안정한 대인관계
  • 혼자 있는 것을 견디기 어려움, 혼자 있지 않으려고 미친 듯이 애씀
  • 수용과 애정을 갈구하는 사람의 욕구에 자신의 욕구를 종속시킴
  • 과도한 통제
  • 결정하는 데 있어서 자기 외부 기준을 참조
  • 자신의 감정에 솔직하지 못하고 자기 절제 혹은 부정을 통해 욕구나 감정을 억누름
  • 신뢰결여
  • 낮은 자기 가치감
  • 피해의식

1) 나 자신을 알고 자존감을 높이기

만성 콩팥병 환자 스스로 내가 누구인지, 나를 잘 아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자신에 대한 평가를 뜻하는 ‘자존감’은 외부 영향에 휩쓸리지 않을 때 유지될 수 있습니다. 내 삶에 대한 결정권을 누군가에게, 무언가에게 맡기게 되면 나를 알 수 있는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자존감은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존감이 낮아진 채로는 더욱더 많은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의존하게 됩니다. 누군가와 건강한 관계를 맺고 싶다면 일단 의존하려는 자신의 마음부터 돌아봐야 합니다.  자존감이 높다는 것은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보고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인정하며 그래도 괜찮다고 말해줄 수 있는 것을 뜻합니다.

 

2) 독립성 확보

만성 콩팥병 환자는 의존성을 균형 잡기 위해 돌봄을 담당하는 가족과 일정한 거리를 확보하고 독립적인 정신과 활동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돌봄에 대한 의존이 적어져 버림받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가능성도 있지만, '자신의 인생은 스스로 열어 갈 수밖에 없다'라고 알아차리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3) 관계 정립

만성 콩팥병 환자는 돌봄을 받는 것에 감사해하고, 가족을 통제(또는 복종)하는 일 없이, 자신이 놓여 있는 상황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이, 빠른 회복의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또, '무엇이 최선의 결과인가', '스스로가 본래 돌봄의 목적과 다른 의존관계를 필요로 하고 있지 않는가', '의존관계가 스스로의 사는 목적이 되지 있지 않은가'를 항상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2. 만성 콩팥병 환자의 이야기 : 양심 씨

 

저와 남편은 1995년에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으며, 10년 후 2005년 9월 16일에 결혼했습니다. 남편은 당뇨병을 가지고 있었으나, 당뇨병으로 일어날 수 있는 합병증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습니다.

 

2013년경 남편의 신장이 35%의 기능만이 남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에게 만성 콩팥병으로 사망한 두 명의 형제가 이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만성 콩팥병과 신장이식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거나 자세히 알고 있지 못했습니다.

 

2017년이 되면서 남편의 신장 기능이 20 %로 이하로 떨어지자 의사로부터 투석과 신장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치료에도 불구하고 신장의 기능이 지속적으로 악화되었기 때문에 신장이식과 투석에 관한 모든 방법에 대해 의료진과 논의했습니다. 이때부터 저는 신장이식을 위한 방법과 절차를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생체이식을 하기 위해서는 남편의 검사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의사들이 신장의 기능이 15%가 될 때까지 이식을 위한 검사를 시작하지 않았기 때문에 계속 기다려야 했습니다. 저는 남편과 이식 접합성이 충분한지 알고 싶었습니다.

 

2017년 10월 어느 날 남편은 저에게 전화를 걸어 신장 기능이 15% 이하로 떨어졌고 투석이나 이식을 준비해야 한다고 연락을 해왔습니다. 저는 병원의 의료진에게 11월에 검사를 진행하겠다고 연락했습니다. 검사 당일 혈액검사를 하는데, 많은 양의 채혈로 인해 꽤 긴장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 후 혈액형과 조직 일치 여부를 알려주는 혈액 결과를 기다려야 했습니다.

 

며칠 후 적합성이 충분하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남편은 우리가 적합하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더군요.

병원 방문 일정을 협의하고 신장이식 공여에 대한 상담을 받았습니다. 의료진은 제가 얼마나 생체 이식과 공여에 대해 알고 있는지 확인하였습니다. 저는 제가 공부했던 내용을 이야기하며, 신장이식 공여자가 되는 것에 의지를 표명하였습니다. 신장이식을 위한 결정이 이루어지고, 이식수술을 위한 사전 신장 기능 검사 일정이 잡혔습니다.

 

그로부터 며칠이 지나고 갑자기 남편은 구토로 병원에 입원했고 그의 신장 기능은 9%로 떨어졌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상태가 호전되어 신장 기능 검사를 위해 병원에 가기 전날 퇴원했습니다. 저는 오전 10시에 병원 도착해야 했고, 남편과 함께 혈액 검사를 받고, 신장 기능을 확인하기 위한 검사를 받았습니다. 

 

가족들이 제가 신장이식 공여하는 것을 반대할까 봐 걱정되어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제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고 누구도 저에게 부정적인 말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이러한 사실을 이야기했을 때 우리 아이들은 신장이식에 대해 알고 있었고 내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해 주었습니다. 

 

신장이식 수술은 2월로 예정되었습니다. 우리는 둘 다 심전도 검사와 같이 필요한 검사를 받았습니다. 마침내 수술 전날이 되어 우리는 입원을 해도 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오후 2시에 병원에 전화를 걸어야 했습니다. 혹시라도 어떤 이유로 진행하지 못할까 봐 계속 걱정이 됐었거든요. 확인 후 입원했고, 수술 아침이 되자 의료진은 저를 일찍 일어나게 해 주었습니다. 오전 8시 30분쯤 수술실로 내려간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가기 전에 남편을 만나보기로 했어요. 나보다 더 긴장한 것 같았어요. 겨우 몇 분 동안만 그를 볼 수 있었고 그들은 저를 눕히려 왔습니다. 수술하는 동안 아프지는 않았고, 단지 목이 많이 말랐을 뿐입니다. 오후 3시에 병동으로 돌아온 것만으로도 얼마나 오랫동안 그곳에 있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의료진은 제 신장을 성공적으로 절체 했습니다.

몇 시간 후 담당의사는 저를 만나러 와서 모든 일이 잘 진행되었다고 알려주었습니다. 그날에 대해서는 그 외에는 별로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방금 잤던 것 같아요.

 

그래서 목요일 아침이 되었고 남편은 저에게 어떤지 알아보기 위해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그것은 수술 이후 우리가 가진 첫 번째 연락이었습니다. 그는 아팠지만 괜찮다고 말했습니다. 간호사들은 제가 그날 그를 만나러 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그날 오후 남편을 만나려고 했지만 그가 엑스레이 촬영을 받고 있었기 때문에 저는 다시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저는 그날 밤 몸이 좋지 않아 남편을 만나러 갈 수 없었습니다. 금요일이 되어 남편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남편은 크레아틴 수치가 떨어지고 신장의 기능이 향상되었습니다. 저는 토요일 아침에 집에 갈 수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비록 제가 지난 4일 동안 대부분의 시간을 침대에서 보냈음에도 불구하고 집에 돌아오는 것이 정말 좋았습니다.

 

저는 남편과 항상 연락을 주고받았고 주로 제가 잘 쉬고 있는지, 아무것도 하지 않는지 확인하더군요. 그는 수술 후 정확히 1주일 만에 퇴원했고 일주일에 두 번씩 병원을 다시 방문해야 했습니다. 수술 후 처음 몇 주는 매우 힘들었습니다. 5주간 진통제를 먹었습니다. 놀라운 점은 남편이 저보다 훨씬 더 잘하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7주 후에 우리 둘 다 다시 직장에 복귀할 것입니다. 이제, 남편은 일주일에 한 번씩 병원에 갑니다. 크레아틴 수치는 90, 신장 기능은 61이어서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저는 신장 기증 결정에 대해 전혀 후회하지 않으며, 가능하다면 다시 기증할 것입니다.

 

만성 콩팥병 환자들이 느끼는 과도한 의존감은 결코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어느 수준 이상으로 독립성과 자존감을 가지고 있어야 가족과의 건강한 관계를 가지고 갈 수 있고, 가족으로부터 지지체계를 구축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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