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만성 콩팥병 환자기 가지는 "기계에 얽매임" 감정
불가역적으로 신장이 기능하지 못하는 환자들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일정에 따라 혈액투석기를 통한 치료를 받아야만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환자들은 주 2~3 회의 투석 일정에 따른 시간적 구속과 고문과 같은 4시간의 투석시간으로 인해 자유가 제한되는 것에 몹시 갑갑해하며 힘들어합니다.
또한 오랜 투병에서 참여자들은 좋지 않은 혈관상태로 여러 차례에 걸친 동정맥루 수술과 인조혈관 이식술 등의 고통을 겪으며 어떻게든지 혈관을 잘 유지하기 위해 전전긍긍합니다. 투석을 받는 동안 저혈압, 저혈당, 실신과 오심구토와 같은 증상에 힘들어하며, 투석을 받고 온 날은 기운이 다 빠져나간 것 같아 작은 집안일조차 하지 못하고 쉬어야 하는 고통을 토로합니다. 투석으로 인한 이러한 구속과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혈액투석기를 벗어날 수 없는 투석 기계에 얽매인 자신의 삶을 살아나갑니다.
"일주일에 세 번 투석을 하는데.. 무슨 일이 있어도 그건 지켜야 되는 거니까..."
"4시간 매여 있는 게 너무 괴로운 일이죠... 온 사지가 뒤틀리고 죽겠다 생각이 드니까... 고문이 따로 없지..."
"피 돌린 날은 목소리도 안 나오고 파김치가 되지.. 겨우 겨우 기다시피 집에 가면 꼬박 하루는 들어 누워 있어야 정신이 좀 들고... 그러면 또 병원 와야 되고... 그러니까 아무것도 못하지... 산송장이나 마찬가진데... 우짜겠니... 살라면 할 수 없지..."
2. "기계에 얽매임" 감정으로부터 벗어나기
만성 콩팥병 환자들은 투석기계에 대한 얽매임 감정을 벗어나기 위해
첫째, 투석기계에 대한 과도한 의지는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둔갑하는 경우가 있으나, 투석기계는 목적이 아닌 수단이므로, 수단으로써 대하는 태도를 취해 환자 본연의 인간의 의미와 삶의 방식을 찾도록 하여야 합니다.
둘째, 투석은 단지 최소한의 치료수단이므로 만성 콩팥병의 치료를 위해서는 자가관리 및 삶의 소중함으로 우선으로 하는 인생관을 수립해야 합니다.
셋째, 종교 등을 통해 휴머니즘의 활력소를 이끌어 인간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넷째, 투석기계는 단순히 기계일 뿐으로, 이를 다루는 간호사의 숙련된 기술이 더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환자들은 힘들거나 투석 중 불편한 점이 있다면 간호사에게 이야기하여 투석기계를 나에게 맞게 조정하여야 합니다.
3. 만성 콩팥병 환자 이야기 - 남기진(출처 : 아주대학교병원)
씨줄과 날줄로 엮어진 아름다운 세상에서 살아갈 줄 알았는데 느지막이 만성신부전증이란 병으로 고생을 하고 있습니다. 2007년 2월부터 식이요법으로 노력을 하고 있지만 나이 많은 제 남편은 염분 없는 식사를 하느라 몹시도 힘들어합니다.
2008년 6월 입원하여 여러 가지 어려운 검사를 받았습니다. 입원해 있는 동안 가족같이 보살펴 준 김흥수 교수님과 12층 동병동 간호사님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초음파 검사를 끝으로 퇴원을 준비하고 있는데 주치의께서 이젠 동네 병원에서 투석하라는 말씀을 하시기에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아주대학교병원에서 받게 해달라고 애원하고 또 애원했습니다. 동네 병원을 알아보았지만 왠지 낯설고 불안하였습니다. 김흥수 교수님께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렸고, 교수님께서는 이 늙은이를 배려하여 어렵게 아주대학교병원에서 투석을 받을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투석실은 현대적인 시설과 환자가 편안하게 투석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고 항상 간호사들의 밝은 미소를 만날 수 있는 공간입니다. 환자 수는 많고 간호사의 수는 적지만 그들의 빠른 발걸음과 손놀림은 우리를 편하게 합니다. 3월 24일 투석 중 혈압이 갑자기 높아져 혼수상태에 빠질 뻔했지만 간호사님의 민첩한 조치로 위기를 넘길 수 있었습니다. 간호사들의 눈은 보통 눈이 아닙니다. 초저녁 샛별인양 일사천리로 훑어보고 빠른 행동으로 환자를 보살핍니다. 그 모습에 또 한 번 감사를 느끼게 됩니다.
오늘은 3월 24일의 건으로 처방전을 받고 가슴 사진을 찍었습니다. 박인휘 교수님께서 특별한 이상이 없다고 말씀해 주셨을 때 너무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투석이 끝날 무렵 지혈하는데 최은진 간호사가 저의 도움 없이 혼자 지혈해 주었습니다. 73세의 머리 하얀 할머니인 제가 혼자 감당하기엔 벅찬 일들이었습니다. 지난번에 혼자 지혈하다가 전신의 열이 얼굴로 올라와서 빨개지고 땀을 흘리며 고생했었습니다. 최은진 간호사는 오늘도 안전하게 지혈을 해주었습니다. 그리고 이쁜 미소로 『고생하셨어요』라는 인사를 합니다. 4시간 동안의 힘들었던 순간이 그 말 한마디에 눈 녹듯이 사라집니다.
이 늙은 할머니를 친 가족처럼 돌보아주는 아주대학교병원의 교수님과 간호사 선생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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