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장병환자의 삶

만성 콩팥병 환자 이야기 - 식이 적응

반응형

혈액투석 환자는 투석만으로는 노폐물과 수분, 전해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해 줄 수 없기 때문에 요독증과 고혈압, 부종 및 전해질불균형 등의 합병증 예방을 위하여 엄격한 식사조절을 해야 합니다. 실제로 이들의 상당수가 부적절한 식사로 인한 영양불량, 수분 및 전해질 불균형, 잘못된 약물복용으로 인한 합병증을 경험합니다. 그러므로 혈액투석 환자에게 흔히 발생되는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3대 영양소인 탄수화물, 단 백질, 지방의 균형 있는 섭취와 염분, 수분, 칼륨, 인 등의 과다 섭취를 피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병원에서 식사교육을 제공하지만, 제한해야 할 음식이 많고 교육 내용이 환자의 실제 식사 준비 및 섭취와 연결되지 못하며 환자마다 음식에 대한 기호도 다양하여 혈액투석 환자는 식사 적응에 큰 어려움을 경험하게 됩니다. 혈액투석 환자의 잘못된 식사관리는 영양결핍과 부작용을 유발하여 삶의 질을 저하시킵니다.

 

1. 만성 콩팥병 환자의 식이 적응단계

1) 식이 조절로 인한 고통

환자들은 엄격한 제한식사로 인한 막대한 고통을 호소합니다. 환자들은 부족한 양과 기호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어야 하고 이러한 제한으로 인해 기호에 맞는 식사가 불가능하며, 충분한 만큼 배불리 먹을 수 없어 일상생활을 수행할 활력을 얻을 수 없습니다. 환자들에게 식사는 즐거움의 원천이 아닌 살기 위해 지켜야 하는 고통스러운 의무가 됩니다.

 

"그건 너무 어려워 가지고… 그냥 죽는 게 낫다는 생각까지 한 적이 있어. 그 책자에 다 나와 있잖아. 그렇게는… 와~사람 살게 못돼. 어떻게 살아 그거. 다 못 먹는 건데 뭐"

 

"밥은 항시 조금씩 먹거든. 나는 쪼끔 먹는다고 그러는 데 우리 큰아들은 아니래. ‘아빠 밥 줄이라고…"

 

2) 식이 제한으로 인한 부담감

환자들은 엄격한 식사제한과 까다로운 식사준비 때문에 가족들에 대한 부담과 미안함을 느끼고 마음을 담은 음식조차 건강유지를 위해 거부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극심한 고통을 느끼곤 합니다.

 

"참아야 되니까 그런데 애들이 오면 엄마 하나만 두 개 만 그럴 때는 내 양을 먹고 나가. 공원에 나가서 앉아 있어. 주다 보면 다 먹어야 돼. 맛이 없거나 그러질 않아. 그러니 까 내가 그걸 피하는 거야. 먹어라 그러고 애 데리고 나가 서 공원에 앉아있다 오면 다 먹어 치워. 그러면 돼. 앉아 있으면 다 먹어야 돼"

 

3) 사회적 관계의 위축

식사제한은 환자들로 하여금 식사를 매개로 하는 사회적 관계로부터도 위축되는 경험을 하게 합니다.

 

"솔직한 얘기로 놀러를 갈 수 있나 친척 집에 맘 놓고 가 서 있다 올 수가 있나? 그러니까 옭아매 놓고 있으니까 거 가서도 오래 못 있는 거야. 음식을 못 먹으니까 눈치 보이 지 그니까 안 가게 돼. 그니까 사는 게 사는 게 아니라고"

 

4) 적응에의 시행착오

환자들은 의료진과 간호사로부터 식사요법에 대한 교육을 받았지만 일상생활에서의 식사준비 및 섭취와 연결시키는 데 어려움을 경험하거나 교육내용을 숙지하지 못해 식사요법 이행에 시행착오를 겪습니다.

 

"여러 가지 실험을 하고 있어 내가. 내 몸을 가지고… 이렇게도 먹어보고, 저렇게도 먹어 보고… “한 며칠 정도만 안 먹어봤지. 일부러 안 먹어 봤지. 줄였지. 시험 삼아서… 차라리 투석을 잘하는 게 낫겠더라고… 물만 줄이면 될 것 같아"

 

"그런 걸 먹지 말라고 그랬지. 근데 까불다가… 조금씩 조금씩 먹어보고… 끊지를 못하잖아요. 자기가 당해봐야 안 먹게 돼. 당해 봐야. 아이고 그거는 이거는 너무 세다 이 거는… 이거는 잘못하다가는 응급실에 실려 가겠다 이거 는…"

 

또한 가족들의 지지가 부족하거나 지지를 제공해 줄 가족구성원이 없어 식사요법에 적응하는데 어려움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안 도와줘요. 술이나 먹자 그러고 안 도와줘요. 아예 안 도와줘요. 누가 도와줘요? 식구들은 다 알죠. 왜 몰라. 다 알죠"

 

"난 누가 밥 해 주면 금방 일어날 것 같아. 너무 못 먹어 내가… 밥만 많이 먹어. 밥하고 김치 하고… 딴 걸 어떻게 해서 먹을 엄두가 안나 김치에다가 찌개 끓여가지고 먹고 그러고 살았죠 뭐.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요리의 다예요"

 

5) 식사조절의 필요성 인식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은 대부분 ‘고통 과 시행착오를 경험하고 직간접적인 식사조절의 필요성을 인식해 나가게 되며, 식사조절 스트레스에 대한 대안을 개발을 거쳐 식사조절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음’의 방식으로 적응해 나갑니다.

 

환자들은 때때로 생명의 위협을 느낄만한 몸의 이상 증상을 경험하고 나서 식사조절에 대한 필요성을 강하게 인식하게 되며, 체중증가나 혈액검사 결과, 심각한 신체의 이상 증상과 같이 식사조절 실패의 증거들에 대해 의료인에게 질책을 받기도 합니다.

 

"몸무게가 많이 불면 내가 미안해. 지켜야 되는데 지키지 못했으니까 그니까 그거를 ‘야 이거를 몸무게 불리면 안 되는데 안 되는데’ 자꾸 그 생각만 하게 돼. 그래서 먹다 가도 ‘아 이거 몸무게 확 느는데’ 그래서 덜 먹게 되고 그랬었어요"

 

"먹고 나서 한 시간 훈가? 있다 보니까 세상에 이게 마비 가 와 갖고 저녁 내 잠을 못 잤어. 아~혼났어. 아주. 혼나고 나서는 ‘아! 그렇구나! 먹지 말라는 것은 그렇구나!’ 해 가지 고 그렇게 하고 나서는 좀 저기가 되더라고…"

 

"나름대로 노력해요. 왜냐하면 나는 아프면 괜찮은데, 주변 사람을 못살게 굴까 봐 그게 제일 염려, 걱정돼서, 긴 병에 효자 없다잖아. 쉽게 죽어지는 것도 아니니까 어쩔 수 없이 내가 고쳐야 되고…"

 

"투석을 네 명이 했는데 그 네 사람 중 한 사람도 따라 주는 사람이 없어. 그렇다고 내가 그 사람들이 자기 알아서 할 일을 강요할 수는 없잖아. 그렇게 먹고살더라고… 결 국은 쓰러지더라고… 지금 하나는 양로원에 가 있고, 하 나는 집에 가 있고, 하나는 K대가 있고… 고지혈증 이런 게 있다 보니까, 완전히 쓰러지더라고…"

 

"간호사님들이 몸무게 많이 는다고 뭐라 그러는 게 좋은 거예요. 왜 그냐면 환자들이 스스로가 먹다 보면 환자들이 먹다 보면 뭐라 그러지 뭐라 그러지 하다 보면 안 먹게 되고… 4~5킬로 늘었다고 뭐라고 하는 것도 그것도 한 요령이라고 심리적 자극을 주는 거니까…"

 

6) 식사조절 이행에 노력을 경주

환자들은 이러한 이상증상경험과 질책을 통해 자신의 식사 조절 이행정도와 방법을 성찰하고 식사조절 이행을 재 다짐하게 됩니다. 환자들은 다른 혈액투석 환자들과의 대화를 통해 경험을 공유하고 그들의 실패경험이 자신의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인식하고 식사조절의 필요성을 새삼 인식하게 됩니다. 또한 환자들은 식사조절 실패로 건강이 악화되면 결국 자신은 물론 가족에게 폐가 됨을 인식하고 식사조절을 이행하기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입니다.

 

"이걸로 나는 왜 이래. 그러면 안 돼. 하루도. 아프다고 고민하고 이러면 진짜 못 살 것 같아. 선생님들 물론 나 살 기 위해 월급 받고 하는 일이지만 나는 너무나 감사한 거야. 감사하지 우리 위해서 그러는데…"

 

환자들은 제한된 종류와 양의 음식을 섭취해야만 하는 피 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긍정적인 생각을 하거나 다양한 기분전환활동과 대안활동을 개발하여 해소하고자 노력합니다. 이러한 환자들은 식사요법에 적응하여 새로운 의미를 찾는 투석생활을 유지해 나갈 수 있었지만 일부 환자들은 식사요법의 시 행착오과정을 반복하여 좌절과 무기력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내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없을 때 혹시 이겨내는 비결은 노래방에 가 보고 노래 교실을 다녀. 나는 일요일마다 화요일에도 뭘 가고, 수영도 가고, 그렇게 해서 그걸 때워야 돼"

 

"저 같은 경우는 뜨거운데 있다가 땀을 좀 빼고 바깥에 나와 있으면 땀이 나거든요. 그렇게 다섯 번 정도 하면은 1 킬로 이상 빠져요. 몸무게가 많이 나가 면은 가볍게 가서 땀을 빼고, 몸무게 조절을 하고 오니까…"

 

7) 식사조절의 진정한 의미 확인

 

환자들은 시행착오와 신체의 고통, 이상증상을 경험하면서 식사조절이 건강을 유지하는 필수요소이며 일반인들과 식사의 의미가 다르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즉 과거에 몸에 좋은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으나 현재는 나 자신의 몸 상태에 맞는 음식을 적절한 양만큼 먹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면서 식사 조절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됩니다.

 

"어제 우리 아들이 ‘엄마 이런 것도 먹어야지 기운이 나.’ 이러고 설렁탕을 맛있다고 지가 먹으니까 맛있다고 사 온 거야. 그래서 ‘엄마는 그런 거 먹으면 안 돼.’ 그래가지고 쪼끔 먹었어. 먹는 개념이 ‘보신’보다는 ‘조절’로 바 뀌었지."

 

"옛날에는 먹고 죽은 귀신 때깔도 좋다고 그래 가지고 무작위로 막 먹었지. 닥치는 대로 조절을 안 하고… 근데 인제 지금 와서 생각하니까 ‘그게 부질없구나! 너무 많이 먹는다고 좋은 게 아니고 되레 더 나쁘구나!’ 그런 생각을 지금 해요. ‘양보다는 질적으로 해야 되겠구나!’ 이런 생각 이 들고…"

 

"먹는 걸로 시집살이 해소를 한 거예요. 그러다 보니까 그게 자제가 안 된 거예요. 돌아서면 또 먹어야 되고, 힘이 들고, 막 짜증이 들 때도 먹고 나면 괜찮아지니까 그걸로 다 해결이 된 거죠. 그렇게 뭐 ‘저건 내가 먹는 게 아니니까.’ 인식이 돼서 이젠 좀 나아졌어요"

 

환자들이 깨달은 식사요법의 진정한 의미는 기존의 식습관과 편견을 버리고 내 몸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양보다 질 위주의 식사요법은 반드시 지켜야 하고 먹는 것을 절대 스트레스 해소 수단으로 삼아서는 안 된다 것으로, 이는 기본적으로 식사의 자율성 상실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투석식사는 본인의 책임비중이 크기 때문에 질병과 식사요법에 대한 이해와 희망, 그리고 사회적 지지와 더불어 생활습관을 바꾸고 적극적으로 대처해나가야 합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