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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병환자의 삶

신장병 환자는 커피를 마셔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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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는 현대인에게 동반자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필수품이 된 지 오래입니다. 만성 신장병 환자에게 커피는 어떠한가? 좋다는 기사도 나오고, 너무 많이 마시면 좋지 않다 등 다양한 말들이 오고 갑니다.

저 또한 직장 생활하면서 커피를 매일 달고 살다가, 급성 신부전 발병 후 만성콩팥병(5기)으로 진행되면서, 불안감에 커피를 마시지 않게 되었습니다.

 

커피를 마시지 않게 되니, 인생의 낙(쓴 맛)이 없어지는 느낌입니다. 그래서 신장병 환자는 커피를 마시면 안 되는지 확인해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마셔도 된다입니다. 다만 고혈압 환자 및 신장결석이 있는 사람과 고칼륨혈증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환자는 피해야 한다더군요. 고칼륨혈증을 방지하기 위해서 커피를 마시고, 칼륨 제거제( 저의 경우 병원에서 처방받은 칼리메이트)를 먹어주면 되는데, 이 약이 먹기도 고약하고, 변비를 유발하니 고민되긴 합니다.

 

다행스러운 점은 바나나, 고구마, 시금치, 토마토, 아보카도, 오렌지 등 칼륨 함량이 높은 음식에 비해 커피는 저칼륨그룹에 속하므로 적당히 마시다면 안전하다고 합니다.

 

수많은 연구에서는 커피가 신장에 해를 끼치거나 만성 신장 질환(CKD)을 유발할 가능성이 낮다고 합니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적당한 양의 커피를 섭취하면 여러 가지 이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커피의 카페인은 에너지 수준과 신진대사를 향상해 지방 연소를 돕습니다. 커피에는 또한 암, 심장병, 당뇨병과 같은 건강 상태의 위험을 낮추는 것과 관련된 폴리페놀(항산화제의 일종)이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고혈압이나 신장 결석이 있는 경우 적당한 양의 커피를 마시고 커피를 제한하는 등 특정 예방 조치를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커피 마시는 것이 매우 불안하시다면, 커피가 어느 정도 허용되는지 담당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1. 국내 연구 자료

하루 한 잔의 커피가 콩팥 기능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만성콩팥병, 즉 만성신부전의 발병 위험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의 한승혁 교수와 연구진은 신장 기능이 정상인 40~69세 성인 8,717명을 대상으로 커피 섭취량과 만성신부전의 연관성을 분석했습니다. 조사 대상의 평균 연령은 52세였고 남성이 47.8%였으며, 52.8%가 매일 커피를 마십니다. 최단 5.9년에서 최장 11.5년 추적 관찰을 진행하는 동안 참가자의 9.5%가 만성신부전 진단을 받았습니다.

 

연구진이 만성신부전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원인을 배제하고 커피 섭취와의 연관성만 평가한 결과, 커피를 하루 한 잔씩 마신 그룹은 전혀 마시지 않은 그룹과 비교해 신부전 위험이 24%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루 2잔 이상 마시는 경우도 발병 위험이 20%가량 낮았습니다.

 

연구진은 “정확한 인과관계를 확인할 수는 없지만 커피의 항산화 및 항염증 성분이 신장 손상 예방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한다”며 “특히 매일 커피를 마신 사람에게서 만성신부전의 진단 기준인 사구체여과율 감소율이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났고 이는 커피를 매일 마시는 건강한 성인의 사구체여과율이 높다는 외국 연구 결과와 비슷하다”라고 전했습니다.

 

2. 해외 연구 자료

1) 네덜란드 연구

매일 블랙커피를 마시면 신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네덜란드 바헤닝언 대학교 연구팀은 "블랙커피를 매일 한 잔에서 최대 네 잔까지 마실 때마다 신장 기능 손상을 줄일 수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연구 결과는 미 건강의학매체 '메디컬 익스프레스'에 게재됐습니다.

 

연구팀은 네덜란드인 약 8만 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블랙커피를 하루에 한 잔 더 마실 때마다 신장 건강에 도움이 됐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다섯 잔 이상부터는 건강에 대한 이점이 높아지지 않았습니다. 커피 한 잔에서 네 잔까지 마실 때 건강 증진의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커피를 적당히 마시면 심혈관병, 2형 당뇨병, 파킨슨병, 간경변증 등의 위험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항산화, 항염증 효과도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우울증이나 불안 증상이 있는 사람은 커피를 끊거나 하루 한두 잔 마시는 데 그쳐야 한다는 점입니다.

 

연구팀은 "다른 첨가물을 섞지 않은 블랙커피에서만 건강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이 강조돼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2) 미국 연구

2022년 연구에 따르면 매일 커피를 4잔 이상 마신 사람은 신장 손상 위험이 15% 낮았고, 매일 2~3잔의 커피를 마신 사람은 신장 손상 위험이 22%~23% 더 낮았습니다.

 

2016년에 발표된 메타 분석에 따르면 남성 참가자의 커피 소비와 신장 질환 위험 증가 사이에는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대사증후군이 있는 과체중/비만 노인을 평가한 한 연구에서는 매일 2잔 이상의 카페인 커피를 섭취하는 경우 하루 1잔 미만을 마시는 사람에 비해 신장 기능이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디카페인 커피는 신장 기능 저하를 유발하지 않았습니다.

 

3. 안전하게 커피를 즐기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신장 질환이 있다고 해서 커피를 완전히 끊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컴피를 안전하게 즐기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커피의 양을 제한하세요 : 연구에 따르면 매일 3~4잔 미만의 커피를 섭취하는 것은 신장 건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크림, 우유를 넣지 마세요 : 크림, 우유에는 인과 칼륨이 포함되어 있으므로 블랙커피가 가장 좋습니다. 신장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신장은 혈액에서 인과 칼륨을 걸러내지 못하여 심장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 하루 수분 섭취 허용량을 고려하여 양을 조절하세요 : 신장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신장은 신체에서 많은 양의 추가 체액을 걸러내지 못할 수 있습니다. 과도한 수분 축적을 유발하는 경우 커피 마시는 것을 제한하거나 피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 다른 기호품으로 대체하세요 : 카페인이 혈압에 영향을 준다면 디카페인 커피, 홍차, 녹차로 바꾸는 것을 고려해 보세요. 차는 커피에 비해 카페인과 칼륨 함량이 낮습니다.

만성콩팥병 환자의 경우 커피를 마시되, 블랙으로 그리고 수분조절을 고려하여 최소한으로 마시면 좋을 듯합니다. 다만 고혈압이 문제 될 경우 카페인 섭취를 피하여야 하니 이점 고려하시기 바랍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생각날 때, 참기 힘들 때, 블랙으로 조금만 마시는 것이 정신건강에 훨씬 이롭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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