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물은 많이 마실수록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물은 몸에 쌓인 노폐물을 배출하고 변비를 예방하며 장기와 세포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시켜 주는 등 다양한 신체 기능상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입니다. 몸에 좋다고 해서 물병에 물을 들고 다니면서 목이 마르지 않아도 하루에 2ℓ 씩 꾸준히 마시는 분들도 많고, 2ℓ를 마시도록 권장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실제로 물은 위와 장에서 흡수되면 20분 후에 심장에 도착하고, 혈액에 포함되어 세포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한 뒤 노폐물과 독성은 배출되도록 만듭니다. 많이 마실수록 노폐물과 독성이 잘 빠져나갈 테니 몸에 좋다는 말이 근거 없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반대로, 인체의 갈증 시스템이 알아서 체내 수분량을 조절하므로 2ℓ까지는 마실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결론은 하루에 2ℓ일 필요는 없지만 충분히 마셔주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특히, 무더운 여름에는 내리쬐는 햇볕에 땀이 흐리기 마련이고, 땀 분비량이 증가해서 체내 수분 손실이 많아집니다. 탈수를 막고, 일사병‧열사병을 예방하기 위해 충분한 수분 섭취는 물론 목이 마르지 않아도 30분 단위로 물을 마시는 것이 권고됩니다. 다만, 짧은 시간 안에 물을 너무 많이 마시는 것은 금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하루에 물을 얼마나 마시는 것이 좋을까요? ‘2020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따르면 20대 성인의 적정 수분섭취량은 남성 2600ml, 여성 2100ml이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섭취량이 감소합니다. 우리나라 사람은 식사를 제외하고 하루 평균 약 966ml(종이컵 기준 5.6잔)의 물을 마신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청량음료나 커피 등에 든 물도 포함됩니다. 종이컵은 200㎖지만 실제로는 190㎖쯤 담아서 마신다고 보면 총 1천64㎖입니다. 작은 생수병(500㎖) 2개 남짓입니다. 식사 때의 수분 섭취량을 합쳐도 하루 총 수분 섭취량은 2ℓ를 넘지 않습니다.
그런데 만성 콩팥병을 가지고 있는 환자분들에게는 어떨까요?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물을 많이 마시면 오히려 독이 됩니다. 그러면 과도한 수분으로 인해 만성 콩팥병 환자들, 특히 혈액투석을 받고 있는 환자들에게 발생하는 합병증인 수분과다증에 대해 알아봅시다.
1. 수분과다증의 증상 및 원인
1) 건강한 사람의 수분 조절
모든 사람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분과 전해질(나트륨 및 칼륨과 같이 수많은 신체 기능을 돕는 무기질)을 필요로 합니다. 그럼 건강한 사람은 어떻게 수준이 조절되고 있을까요?
- 일반적으로 신체는 알아서 수분과 전해질의 균형을 유지합니다.
- 수분을 섭취하여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고, 갈증은 언제 수분을 섭취해야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 체내에 수분이 너무 많은 경우, 뇌는 신장에 소변을 더 생성하도록 신호를 보냅니다.
- 신장은 소변을 통해 여분의 수분을 자동적으로 배출합니다.
- 건강한 사람의 경우, 필요 이상의 물을 마시더라도 필요하지 않은 수분은 소변으로 배출되기 때문에 과다수분공급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 건강한 사람은 내가 소모한 수분의 양만큼만 물을 마신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목이 마르지 않을 정도로 물을 먹으면 됩니다.
2) 수분과다증의 증상
신장이 더 이상 소변을 만들 수 없게 되면 나트륨(염분), 물과 여러분 몸속에서 소변으로 배출되어야 하는 노폐물이 쌓이게 됩니다. 이런 상태를 수분과다 상태라고 합니다.
수분과다 상태에서의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물을 많이 마시면 혈액량이 늘고 압력은 더욱 높아집니다. 모세혈관 속 수분이 이 압력에 의해 조직으로 빠져나가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각 조직·장기에 수분이 고여 부종이 생깁니다. 손, 얼굴, 다리, 배 등이 붓기 시작합니다.
- 지방조직에도 물이 고여 피부가 쉽게 붓는데, 특히 다리에 증상이 잘 나타납니다.
- 다리에 부종이 생기면 보행이 어려워지고 피부 감염에 취약해집니다.
- 몸에 부종이 있으면 체중이 증가하고, 폐에 물이 찰 수 있으며, 이때에는 산소 공급이 방해받게 되어 숨쉬기가 어렵게 됩니다. 호흡 곤란은 아주 위험한 상태이므로 의사에게 즉각 알려야 합니다.
- 또한 부종이 생기면 심장이 부우면서 심부전증 까지 발생할 수 있어서 위험할 수 있습니다.
- 폐, 심장, 간 등 몸 내부에서도 붓습니다. 이로 인해 역으로 신장질환이 악화될 수도 있습니다.
- 신체의 전해질 균형에 영향을 미치므로 혼란이나 발작과 같은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3) 수분과다증의 원인
신장은 우리 몸에서 물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소변을 만들어 내는 기관인데 정상인 분들은 우리가 마시는 물의 양만큼 충분히 몸에서 빠져나가서 적당한 양의 물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만약에 신장질환이 있으면 일정량의 소변을 만들어내고 용량이 넘친다면 초과된 양만큼 몸 안에 남아있게 됩니다.
수분과다는 환자가 먹어야 할 수분이나 나트륨의 양보다 더 많이 먹기 때문에 생깁니다. 따라서 수분과다를 막으려면 나트륨과 물의 섭취를 제한해야 합니다.
2. 수분과다증의 치료
1) 투석을 통한 수분 제거
수준과다 증상은 투석으로 과도한 나트륨이나 물을 제거함으로써 치료할 수 있습니다.
2) 수분 섭취량 제한
만성 콩팥병 환자들은 수분 섭취를 제한해야 합니다. 신장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그 목 마름 정도가 정상인 분들 하고는 다를 수 있으므로 목이 말라서 물을 마셨지만 소변 양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몸이 붓기 시작한다면 몸이 붓기 전까지 마시는 것이 정상적인 물의 양입니다.
수분 섭취의 기준은 '소변보는 양만큼만 마셔라'로 소 변 양이 적은 사람은 적게, 많은 사람은 많이 마시면 됩니다. 즉, 목마르지 않고, 몸이 붓지 않는 선에서 마시는 게 보통으로, 식사 후나 약을 먹기 위해 마시는 물의 양 정도, 운동을 해서 흘리는 땀의 양만큼 마시는 정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무조건적으로 수분섭취를 제한하면 오히려 탈수로 인한 신장손상을 유발할 수 있어 만성신부전 단계와 소변량 등을 살펴보고 적정 수분섭취량을 결정해야 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수분이란 맹물뿐만 아니라 수박 같이 물기가 많은 음식 또는 냉면이나 소금기가 들어있는 국물을 모두 포함한 것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수분의 섭취가 너무 많지 않도록 조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좀 더 자세히 풀어보면 1일 소변량이 1,000cc 미만이거나 부종이 있다면 1일 수분 섭취량을 ‘전날 소변량 + 500~700cc (종이컵 2~3컵)’ 정도로 제한해야 합니다. 종합적으로 보면 만성 콩팥병이 있는 사람들은 가급적 하루 평균 섭취량(5.6잔)을 넘지 않도록 하는 편이 좋다는 것입니다.
그럼, 땀을 많이 흘렸다면 어떻게 할까요? 땡볕에서 축구 시합을 하거나 등산을 하느라 땀을 많이 흘렸다면 이보다 물을 더 마셔야 합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땀을 흘렸다고 해서 특별히 더 물을 보충할 필요는 없습니다. 땀으로 배출되는 물의 양은 그다지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소변 색깔을 봐서 진한 갈색이면 소변이 농축돼 있다는 뜻이므로 물을 좀 더 마셔야 합니다. 반면 옅은 갈색 또는 노란색이면 적당한 양의 수분을 섭취하고 있다는 뜻이므로 더 마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런데, 물을 마시지 못해 갈증이 심해졌다면 얼음 녹여 먹기, 레몬 같은 신 과일 먹기, 껌 씹기, 물로 입 헹구기 같은 방법이 도움이 됩니다.
3) 나트륨(염분) 섭취 제한
물 섭취량 조절과 함께 음식 속 염분 농도를 조절하면 폐부종을 예방하는 데 더욱 효과적입니다. 염분은 몸속에서 수분을 잡아두는 역할을 합니다. 염분이 많을수록 수분이 배출되지 않고 몸에 남는 것입니다. 즉 물과 염분의 농도를 조절해 체내에 필요 이상으로 수분이 쌓이지 않도록 조절해야 합니다.
무조건적으로 수분 섭취를 제한하면 오히려 탈수로 인한 신장 손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만성 신부전 단계와 소변량 등을 살펴보고 전문 의료진과 적정 수분 섭취량을 결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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